켄로빈슨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_ted
평소에 대한민국 교육제도에 대해 많은 불평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목에 확 이끌려 이 강연을 보게 되었다. 대략 20분정도길이의 강연이었는데 보는 내내 재미있고 흥미롭게 들었던 것같다. 강연을 하는 켄 로빈슨씨는 지루하지도 않았고 편협한 사고를 가진 중년의 아저씨도 아니었다. 개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지금의 교육제도는 주로 수학, 국어 등 이론수업에 치우쳐있고 개인의 개성이나 능력보다는 어느 한 틀을 지정해놓고 그것에 아이들을 끼워 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서로 다르게 가지고 있는 개성과 능력을 바꾸는 것보다는 교육방법을 조금씩 다르게 하는 것이 훨씬 쉬울 일일테도 말이다. 강연의 내용은 내가 평소에 하고 있던 생각들과 아주 딱 맞아떨어졌다. 아이가 어른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 조금 달라 보인다고 해서 그것을 이상하다고 말해선 안된다. 강연자가 한 가지 예로 들어준 사람이 있었는데 질리안 린 이라고 오페라의 유령과 캣츠의 안무감독을 한 멋진 여성이었다. 그녀는 여덟살 때 학교에서 이런 경고장을 받은 일이 있었다고 했다. “이 학생은 집중을 잘하지 못하며 주의가 산만합니다.” 고민을 한 그녀의 어머니는 의사에게 데려가기로 했다. 의사와 어머니는 몇분간 상담을 했다. 어머니가 말을 하는 문제란 것은 숙제를 늦게 내고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의사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질리안한테 라디오로 음악을 틀어주고 어머니와 같이 아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아이를 두고 방을 나가자마자 질리안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몇 분을 그렇게 지켜보고 의사는 말했다. “질리안 어머니 질리안은 어디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댄서입니다. 댄스학교로 보내주세요.” 그 말을 듣고 어머니는 결심을 내려 질리안을 댄스학교로 보냈다. 그리고 질리안은 그곳에서 다시 태어났다. 생각을 말로 하기보다 몸으로 표현하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춤에 대한 본능을 주체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로얄 발레단에 들어갔고 댄스 회사도 세웠으며 수많은 뮤지컬과 안무감독도 하면서 몇 백만 달러씩 벌어들이는 멋진 여자가 되었다. 만약 의사가 무책임하게도 대충 약이나 처방해주고 아이한테 가만히 좀 있으라고 혼이나 내줬다면 지금의 질리안이 있을 수 있었을까?

질리안 린 캣츠, 오페라의 유령 안무가 겸 연출가
현재의 교육제도는 아이들이 어떠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에 재능이 있는지 그런 것 따위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저 대학입시에 눈이 팔려서 어떻게 하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까만 고민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전공과 꿈보다는 잘 모르고 재미없는 과라도 학교만 좋으면 일단 들어가고 보는 것이다. 난 그런 교육제도에 정말 질려있었다. 내가 중학교 시절때 나의 성적은 꽤 좋은 편이었다. 전교생 455명중에 100위권 안에 들었고 어쩔땐 50위권 안에 들기도 했었다. 내신점수가 170점대였다. 솔직히 아주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중상위를 간신히 유지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난 디자인과에 들어가고 싶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수학 과학을 공부하는 것보다는 중학교2학년때부터 품어온 꿈대로 디자인을 배워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 시절 디자인을 배우려면 실업계고등학교에 진학해야 했고 실업계 고등학교는 공부를 못하는 학생만 들어간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업계고등학교에 들어간다고 하자 다들 나를 말리기 시작했다. 담임선생님도 탐탁치 않아하셨고 친구들은 더 그러했다. 명문고등학교를 졸업한 친오빠는 아주 화를 낼정도였다. 그런데 난 나의 의지를 굽힐 생각이 없었다. 국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었지만 어정쩡한 성적으로 인문계 들어가서 대충 공부하다가 평범한 4년제를 가느니 모험하는 셈치고 디자인을 배우고싶었던 것이다. 다행히 어머니는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날 믿어주셨고 난 무사히 실업계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내가 그 때한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그때 주변사람들의 말을 따라서 내 의지를 굽혔다면 난 지금쯤 부천대 산업디자인과 3학년이 아니라 어느 평범한 4년제 대학에서 영문학이나 국어를 전공하고 있겠지. 아니면 집안 사정에 따라서 공장에 들어가 기계나 돌리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꿈과 좋아하는 일을 배우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면 알바와 학교생활을 같이 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버렸을것이다. 지금까지의 내 대학생활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난 포기하지않고 여기까지 달려왔으니까 아주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것을 사랑한다면 인간은 그 어떤 역경이 와도 스스로 헤쳐 나갈 용기와 잠재력이 능히 있다고 생각한다. 강연 중에서 특히 내 마음에 와 닿은 말이 있는데 “잘못하거나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신선하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이 말에 순간 깜짝 놀라서 영상을 잠시 정지해놓고 재빨리 메모했다.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더 좋은 결과도 기대할 수 없다. 자신을 믿지 못한다면 더 나은 미래는 없다는 말이나 똑같은 것같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다시 한번 더 생각했다. 내가 디자이너를 꿈꾸고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면서 다짐했던 것들을 말이다. 나는 우리 나라의 교육제도에 완벽히 무너지거나 그것에 억눌려 내 꿈이나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는 부모님의 강요나 선생님의 기대 때문에 대학명성만 보고 아무 대학이나 들어가려고 원서를 쓰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빨리 자신의 자아를 찾아서 어렸을 적 꿈꿨던 일들을 위해 다시 달려나갔으면 좋겠다.


